기타

집콕 여행 – 나만의 하루 재설계 프로젝트

idea-memory 2025. 10. 15. 22:08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야만 새로운 하루를 얻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코로나 이후 집 안에 머무르며 ‘떠나지 않는 여행’을 시도했다. 익숙한 공간 안에서 낯선 하루를 설계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였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집을 여행지처럼 대하기.”
방 하나, 식탁 하나, 커피 한 잔까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평범한 하루도 충분히 특별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이 글은 그 실험의 하루를 기록한 여정이다.

 

집콕 여행 – 나만의 하루 재설계 프로젝트

1. 아침 – 출발하지 않는 여행의 시작

나는 오늘을 여행의 첫날로 정했다. 일어나자마자 침대 시트를 새로 교체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었다. 커튼을 걷으니 평소보다 더 부드럽게 햇살이 들어왔다.
주방에서는 커피를 내렸다. 평소의 커피가 아닌, ‘호텔 조식’처럼 세팅했다. 트레이 위에 컵, 작은 잼, 과일 몇 조각을 올려두자 평범한 식탁이 전혀 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나는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지금 이곳이 나의 여행지다.”

 

2. 오후 –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기

오후에는 작은 여행 미션을 정했다. ‘집 안의 새로운 장소 찾기’.
책장을 옮기고, 베란다에 매트를 깔았다. 그리고 그곳을 “임시 해변”이라 이름 붙였다.
바람이 통과할 때마다 커튼이 물결처럼 흔들렸고, 나는 마치 파도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 순간, ‘공간은 상상으로 확장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집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나의 시선이 움직였다.

 

3. 밤 –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귀가

저녁에는 조명을 줄이고, 작은 조명 하나만 켰다. 하루 종일 집을 여행한 나는 놀랍게도 진짜 여행을 다녀온 사람처럼 편안했다.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큰 에너지를 준다. 집콕 여행은 나에게 “새로움은 장소가 아니라 시선에서 온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4. 결론

이 실험을 마친 뒤, 나는 매주 하루를 ‘리셋 데이’로 지정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내가 공간을 다르게 대하는 순간 하루가 달라졌다.
집콕 여행은 나만의 삶을 재정비하는 리추얼이 될 수 있다.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