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일주일간 일회용품 없이 살아보기 – 나의 불편하지만 뿌듯했던 도전기

idea-memory 2025. 10. 11. 21:30

어느 날 커피를 마시고 버린 일회용 컵이 쓰레기통에 쌓인 모습을 보고 문득 생각했다.
‘저 컵 하나가 사라지는 데 몇십 년이 걸린다는데, 나는 하루에 몇 개나 버리고 있을까?’
그날 이후 나는 스스로에게 실험을 제안했다.
단 7일만이라도 일회용품 없이 살아보기.
컵, 비닐, 포크, 배달용기 등 편리한 것들을 모두 멀리하기로 결심했다.
이 도전은 단순한 환경보호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무심하게 소비하고 있었는지를 깨닫는 과정이었다.

 

일주일간 일회용품 없이 살아보기 – 나의 불편하지만 뿌듯했던 도전기

1. 첫째 날 – 커피 한 잔부터 막혔다

아침 출근길에 습관처럼 들른 카페에서 텀블러를 내밀었다.
바리스타는 반갑게 받아주었지만, 나는 그 순간부터 불편함을 느꼈다.
텀블러를 씻어야 한다는 부담감, 가방 안의 무게까지 신경 쓰였다.
하지만 컵 하나를 줄였다는 생각이 이상하게 기분 좋았다.

 

2. 둘째 날 – 배달음식의 유혹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배달앱을 켰다가 잠시 멈췄다.
모든 음식이 일회용 용기에 담긴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간단한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불편했지만 식비도 아끼고,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3. 셋째 날 – 장보기의 현실

마트에 가보니 비닐 포장이 없는 제품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동네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천주머니에 채소를 담고, 유리병에 곡물을 담아보니 조금은 번거롭지만 ‘진짜 장보기’의 느낌이 들었다.
그날 이후 시장이 더 정겹게 느껴졌다.

 

4. 넷째 날 – 외출 중 불편함 폭발

점심시간에 포크가 필요한 샐러드를 샀는데, 일회용 포크를 쓰지 않으려다 결국 젓가락을 들고 다니게 됐다.
동료들이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지만, 나는 오히려 그 불편함이 ‘내가 바꾸고 있다는 증거’라 느꼈다.

 

5. 다섯째 날 – 고체비누의 낯섦

욕실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없애보기로 했다.
고체비누와 고체샴푸를 사용했는데, 처음엔 거품이 잘 안 나서 불편했지만 며칠 뒤 머릿결이 오히려 부드러워져 놀랐다.

 

6. 여섯째 날 – 쓰레기통이 비어있다

이날 저녁 쓰레기를 버리려다 깜짝 놀랐다.
쓰레기통이 거의 비어 있었다.
하루 종일 나온 쓰레기가 커피 필터 하나뿐이었다.
‘한 사람의 습관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7. 마지막 날 – 느림 속의 만족

일회용품이 없는 생활은 생각보다 번거롭지만, 그만큼 하루를 ‘의식적으로’ 살게 했다.
컵 하나, 포크 하나를 쓸 때마다 잠시 멈춰 생각하게 되었고, 그 작은 멈춤이 내 생활 전체를 정리해주는 느낌이었다.

 

마무리

일주일간의 제로웨이스트 도전은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다.
가끔은 실수로 비닐봉지를 받기도 했고, 텀블러를 깜빡해 종이컵을 사용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바꾸려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었다.

이 도전을 통해 불편함 속에서도 만족을 느꼈고, 이제는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아닌, ‘나를 위한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환경을 위한 일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내 하루의 선택을 조금 바꾸면 된다.